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서부터 숙소에 놓인 관광 안내자료를 유심히 보다보니 자전거 대여점 광고가 눈에 띄었다. ㅡ "Bike the bridge" ㅡ 바로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샌프란시스코를 떠나기 전날 아침, 드디어 피셔맨즈와프 근처의 대여점을 찾아갔다. 시간 단위로도 빌릴 수 있지만 3시간 이상 타면 하루 요금이랑 똑같기에 웬만하면 하루 요금을 내게 될 것이다. 자전거 종류가 다양했으나 가장 보편적이고 대여료가 싼 자전거를 선택... ^^ 헬멧은 무료로 대여해준다.
http://www.baycitybike.com/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전거 여행을 원하는 분이라면 방문해보시길. 물론 현지에서 찾아가도 별 문제는 없겠지만,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하면 10% 할인해준다니...

왼쪽위) 자전거 대여점 / 오른쪽위) 대여점 앞에서 아저씨가 찍어준 사진
왼쪽중간) Fort Mason / 왼쪽아래) the Marina / 오른쪽아래) 금문교 입구를 알리는 표지판
피셔맨즈와프를 따라 조금 가다가 언덕을 하나 넘으면 Fort Mason이라는 곳이 나온다. Fort라면 군사기지 내지는 요새 이름 같은데... 얽힌 사연이 있는지는 몰라도, 사진에도 보이다시피 그냥 평화로운 공원이었다. Fort Mason을 지나 더 가면 며칠전 Palace of Fine Arts를 보러 가느라 지났던 요트 많던 부자동네, the Marina가 나온다. the Marina도 지나서 더 가면 한동안 아무것도 없는 평평한 들판이 계속되다가 (여기서 좀 지루했다), 마침내 무지막지한 오르막길과 함께 금문교를 알리는 간판을 볼 수 있다. 금문교가 꽤 높은 지대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미국을 자동차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동네라고들 이야기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보행자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에게도 무척이나 편리하게 되어있다. 금문교 역시 보행자와 자전거의 동선과 안전을 고려하여 곳곳에 안내판과 길이 설치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다리에 이런게 되어있을까? 서울에서 자전거타고 한강을 건너본 분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금문교와 같이 행정기관에서 설치한 진입로 안내는 절대 없을 뿐 아니라, 어렵게 손수 찾아낸 길로 다니더라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다녀야 하는 경우가 많다. -.-; 한국과 다른 이런 여러가지 세심한 배려에서 정말 이곳이 선진국이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금문교 남단(샌프란시스코 쪽)에서...
하지만 아무리 배려가 잘 되어있으면 뭐하나. 날씨가 엉망인데. ㅡ.ㅡ;;

거대한 교각...
며칠전부터 전망 좋은 곳에서 내려다 볼 때마다 금문교는 안개속에 묻혀있더니만 오늘 그 안개가 극에 달한 모양이다. 불과 수십미터 앞을 식별할 수 없다.
원래는 드넓은 태평양을 왼쪽으로 두고, 오른쪽으로 샌프란시스코 베이와 앨커트래즈를 바라보며 다리 위를 달려나가는 장면을 꿈꾸었건만.... 이노무 안개는 이 다리 밑에 바닷물이 있는지 돌덩어리가 있는지도 보여주지 않는다. 교각 너머로 아래를 보든 위를 보든 온통 짙은 안개뿐.
다리위에서 멋진 사진 좀 찍어보려는 계획이 물거품이 되어버려 참 아쉬웠다....내 평생에 금문교 위에 다시 올라길 일이 또 있으려나...?

환상의 섬? ㅎㅎ
우스운건, 그렇게 짙던 안개가 다리 건너 소살리토(Sausalito, 현지어로는 서설리토..ㅡ.ㅡ;)에 도착했더니 거짓말처럼 사라지는 것이다. 짙은 안개는 오직 금문교와 그 주변만을 에워싸고 있었다. 거 참.... (위 사진의 섬은 예외... 금문교만큼 안개가 심하더라)
씰데없는 말 덧붙이자면, 실제 우리가 부르는 지명과 현지 발음이 차이가 나는 걸 몇개 발견했다. 소살리토는 대충 비슷하다고 넘어갈 수 있지만, 샌프란시스코 인근 도시 중 San Jose는 산호세가 아니고 새너제이처럼 발음되더만. 이쯤되면 차이가 꽤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소살리토
다리 건너고도 조금 더 달려서, 예술가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샌프란시스코 북쪽의 작은 도시 소살리토에 도착했다. 어떤 동네인지 잘은 모르지만 바닷가부터 언덕위로 예쁜 집들이 모여있는 모습이 멋졌다.
어떤 사람들은 이곳 소살리토의 근사한 식당에서 비싼 식사도 한다는 것 같은데, 나는 그냥 싸구려 셀프 음식점에 가서 $3가량 하는 베이글로 대충 때웠다. (마침 동행자도 없었고... 동행자님은 전에 금문교를 걸어서 왕복하신 전력이 있어 이날은 각자의 계획대로 움직였다. ^^)

아침겸점심. 베이글.
처음 욕심에는 소살리토를 지나 티뷰론(Tiburon)까지 가보고 싶었으나 (불과 몇 마일만 더 가면 된다), 식사를 하고나니 모든게 귀찮아졌다. 그냥 피셔맨즈와프로 돌아오는 페리를 타고 돌아왔다. 페리에도 자전거를 실을 수 있게 되어있을 뿐 아니라, 자전거 및 다른 승객들의 안전을 위한 여러가지 규정이 마련된 걸 보고 감동. (선진국 좋구나!)
페리에서 소살리토의 모습을 담으려 여러장 사진을 찍어봤으나 도통 맘에 드는게 없다. 쩝... 날씨도 그렇고 계획도 중간에 바뀌어서 아쉽지만, 그래도 어쨌든 자전거로 금문교를 건너 봤다는데 의의를 두자. ^^
hanti가 2006년 03월 26일 17:01에 작성 |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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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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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숙 |
며칠전 다녀왔기에 궁금해서 이리저리 자료찿던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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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ti |
짧았던 자전거 여행이지만 재미있는 추억이었죠. 근데 정말 비슷한 날씨였나보네요. 딱 다리 위에만 안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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