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처리

2007년 10월 6일 Hanti 작성

얼마전 교통사고가 났다. 퇴근길에 옥미르와 같이 차 타고 오다가 길이 막혀 멈추었는데 속도를 줄이지 않은 뒷차가 들이 받았음. (나중에 갈때 보니 그 차 앞자리에 TV를 켜 놓았더만. -.-;)

우리 부부가 입은 피해는
-두명 다 뒷목이 뻐근함
-차는 뒷범퍼에 흠집 조금
우리가 취한 조치는
-가해자 보험사에 보험접수 해달라 하고 접수 번호 받음
-가해자 차량번호와 전화번호 적어둠
-핸드폰으로 현장 사진 몇 장 찍어둠

여기까지는 잘 했는데 실수는 즉시 병원에 가지 않은 것. 그리 세게 받힌것도 아니고 바쁘고 귀찮고 해서 어영부영 며칠 지나다 보니 추석 연휴가 되어 버렸다. 더욱이 우리 딸이 토하고 설사하고 열나고 기침하는 감기에 심하게 걸려 고생하느라 연휴 내내 우리 아픈거 챙길 정신이 없었다.

연휴 시작할 즈음인가, 가해자에게 전화가 와서 몸은 어떻냐며 20만원에 합의보자는 이야기가 나왔음. 이삼년 전에 비슷하게 뒤에서 받힌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는 당장 병원에 가서 진료&검사(x레이)를 받았고 (몇만원은 나왔겠지), 당일 병원비 더하기 합의금 10만원으로 마무리 지은 적이 있기에, 이번에도 20만원이면 적정하다 싶었지만 일단 며칠 더 생각해 보기로 했다.

하지만 며칠후 우리가 가해자에게 그러자고 전화를 했더니 돌변하는 가해자. 여태껏 병원에도 안간걸 보니 별로 아픈것 같지 않고 차도 괜찮은데 20만원은 과하지 않느냐는 것. 뭐야, 자기가 20만원 준다고 한거 아니었나? -ㅅ-; 기분나빴던 것은 다시 제시한 10만원이라는 금액 보다도, 병원에 안갔으니 안아픈게 아니냐며 무시한 것과 자기가 사고가 많이 나봐서 아는데 그렇게 박아서는 차에 흠집이 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얘기한 것. 내가 차 뒷범퍼에 있던 그 흠집들이 다 가해자가 만든거라는 소리는 안한다.(원래도 깨끗한 상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세상에나, 쿵 소리가 나게 박았고 그로 인해 번호판이 움푹 꺾였는데 범퍼에는 흠집 하나 안생겼다는게 말이 되나?

그래서 어떻게 했느냐, 나는 그 사람처럼 사고 경험이 많은 사람이 아니기에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현대차 정비공장에 가서 어떻게 하면 되느냐 묻고, 병원을 예약했다.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비용은 가해자 보험사에 청구. 하지만 가해자, 다시 전화가 와서는 무슨 보험이냐며 인심쓰듯이 20만원에라도 합의하자고 한다. 하지만 때는 늦으리, 나는 이미 기분이 상한 상태라 합의 거부. 보험처리 해달라, 그깟 돈 때문에 그러는거 아니다, 그랬더니 이 가해자, 화를 버럭 내면서 자기는 절대 보험처리 해 줄수 없으니 경찰에 신고하든가 마음대로 하라네. 확인해보니 가해자가 진짜로 자기네 보험사 접수건을 취소해버렸다. 어이 없네, 배째라 아니야? -.-;;

상대가 이렇게 나올 때는 법의 보호를 받는 수밖에 없다. 가해자가 처리를 거부할때는 내 보험사에서 보상받고, 내 보험사는 가해자 보험사에 소송비용을 포함한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을 쓸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하려면 내 보험사에 사고 접수를 하고, 사고가 발생한 관할 경찰서에 신고를 해야 한다.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고 살던 서초경찰서를 찾아가 사건을 신고하고 돌아온 뒤 한시간 쯤 후, 가해자에게 연락이 왔다. 경찰서에서 연락 받았다고, 보험처리 해주면 되냐고. 이번 일로 보험사 비롯 여기저기 통화하고 가해자 말에 열받고 경찰서까지 찾아가서 신고하느라 보낸 내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옴팡 뒤집어 씌우고 싶었으나, 그래 참자, 나도 언제 남의 차 받을지도 모른다 싶어 그래 보험처리만 해달라 했다.

그래서 보험으로 처리한 것은, 차 뒷범퍼 껍데기를 갈고(난 색칠만 할까 했는데 정비공장 아저씨가 굳이 갈아야한다고 하시네 ㅎ), 병원에 가서 진료받고 엑스레이 찍고(어떤 분은 이김에 CT촬영까지 하라던데 뭐 그렇게 까지야…) 2주째 뭉쳐있는 목근육을 풀기 위해 물리치료 받은 것, 그리고 보험사에서 제시하는 합의금까지. 가해자는 처음에 20만원에 막을 수 있던것 더 싸게 막아보려다 몇배를 더 물게 되었네.

너무 길게 쓴 것 같다. ㅎㅎ
정리하자면, 사고를 내고도 나를 얕보고 싸게 막으려던 가해자는, 사고 피해자로서 정당한 요구인 보험처리 요구를 묵살하고 보험을 취소시켜 배를 째는 일을 저질렀으며, 나는 법의 보호를 받기 위해 경찰서에 신고를 했고, 결국 가해자로부터 보험 처리를 받아냈다는 이야기.

이번 일 해결하느라 자동차 업계에 있는 친구와 의사 친구의 도움이 컸다. 고맙다 친구들.
그리고 깨달은 교훈, 사고 나면 무조건 병원부터 가자, 안그러면 상대방한테 무시당할 수 있다.

Tags: , ,

“교통사고 처리”에 대한 답글이 8개 있습니다.

  1. heraus
    2007년 10월 6일 08:20
    1

    그 차주인 참. 그러게 착하게 살고, 원칙대로 가는 게 제일 맘 편한 일인 듯…

    한의원 가서 침맞는 것도 자동차보험처리 돼요. ^^ 정형외과에서 해 주는 물리치료보다 침맞는 편이 통증 없애는 데는 나은 경우가 많거든요. 뼈나 인대 등에 물리적인 손상이 발견되는 경우엔 물론 외과적 처치가 필요하지요. ^^

  2. MetalMin
    2007년 10월 10일 23:44
    2

    참 귀찮았겠구나.
    세상 사람들이 다 인간적인 사람이 아니라…..
    나는 전에 내가 뒤에서 받은적이 있는데 처음엔 멀쩡하다고 하고 차는 기스 자국도 안날 정도의 사고라 그냥 왔었지.(상대차가 뽑은지 한달밖에 안된차고 진짜 둘이 확인한 결과 멀쩡했음) 근데 나중에 전화와서 어디가 아프다느니 차 센서가 나갔다느니 어쩌고 해서 합의 얘기 좀 하다가 이사람 좀 심한 사람이다 해서 그냥 보험처리 해버렸다. 나중에 보니 그런 경력도 좀 있는 사람이고 보험사에서 처리하고 말하기를 한 백만원쯤 뜯어갔다고 하더군. 정말 보험 아니었으면 엄청 짜증날뻔 했다

  3. 월덴지기
    2007년 10월 11일 09:20
    3

    참 짜증나는 일을 겪으셨군요. 저는 차가 없어서 잘 모르지만 분쟁이 생길 것 같은 경우에는 무조건 보험 처리를 하는 것이 스트레스 덜 받는 일이라고 하더라고요. 어쨌거나 편찮으신 곳이 없으시다니 다행입니다.

  4. yeonam
    2007년 10월 11일 17:54
    4

    우선 크게 안다치셔서 다행이네요.. 운전을 안하는 저로서는, 정말 나중에 운전 시작하면 이런 일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막막하네요. 더구나 ‘여자’인데다가 ‘젊은 사람’이면 상대방이 정말 만만치 않게 나온다 하더군요. 제가 워낙 ‘욱하는 성격’이고..저도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 당하고만 있진 않겠지만..ㅋㅋ 이거 안당하고 제대로 권리 찾으려면 많이 공부해야겠는걸요..^^a 그나저나 저는 의사친구도 자동차업계 친구도 없는데.. ㅠㅠ 친구 폭이 너무 좁다는;;; ㅋㅋㅋ

  5. 꼬동
    2007년 10월 14일 16:12
    5

    한마디로 잘~~했다~~
    괜히 내가 열받더라고..이상한 사람들 많다니까..

  6. 롱롱오빠
    2007년 10월 20일 15:45
    6

    렌트도 받았어야 하는데…

  7. nowhy
    2007년 10월 28일 15:52
    7

    그래도 안다친게 다행이다.
    자동차 업계 친구와 의사 친구는 모두 내가 아는 사람인듯… ㅋㅋ
    교통사고는 내도 고민이고, 당해도 고민인거 같아.

  8. Hanti
    2007년 11월 2일 13:33
    8

    heraus/ 침 맞는것도 보험으로 되는구나. 잘 몰라서 물리치료 받았는데 혹시나 또 갈일 있으면 침도 생각해봐야겠네.

    MetalMin/ 가해자든 피해자든 보험처리하는게 제일 간편한 것 같아. 나도 가해자랑 이야기 하다가 말이 안통한다 싶어서 보험처리 하자고 했거든.

    월덴지기/ 크게 다친데 없어 다행이고, 이번 일 처리하면서 많이 배워서 다행입니다..

    yeonam/ 그런일 없으시기 바라지만 만약 사고를 겪으신다면 병원, 정비공장, 경찰, 보험사 등 이용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이용하시길 바래요.(저는 이번에 네가지를 다 이용했네요 으아…)

    꼬동/ 고맙다, 진작에 병원에 갈걸 그랬지.

    롱롱오빠/ 알려준 덕분에 대중교통비로 받았다. 남의 차 몰기도 불편할거 같아서… ^^

    nowhy/ 그러게 좋은 친구들이 있어 든든하네.

본문에 대한 답글을 남겨주세요.

- 본문과 상관없는 답글은 방명록을 이용해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Wordpress의 스팸차단 기능이 가끔 멀쩡한 답글을 막아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답글 달기 버튼을 눌러도 답글이 달리지 않는 경우에는 하루 이틀내로 관리자가 확인하여 복구하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