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23주에..
2006년 7월 21일 Okmir 작성
한참 입덧을 할 때는 한주한주 날짜만 세면서 있었는데, 이제 입덧이 없어지고 몸 컨디션이 좋아지니 날짜가 금방 지나는 것 같다.
16주, 5개월부터는 안정기란 말에 15주 마지막날부터 2박 3일간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고, ‘이제 난 다시 시작이야..’라면서 실컷 놀 것을 기대했다. 그런데 임신이란 그런게 아니었다. 입덧은 나아졌지만 여전히 임신전보다 쉽게 피곤하고 힘들었다.
18주가 끝날 때쯤 태동을 느꼈다. 배속에서 꾸물꾸물한 느낌이 있었다. 배가 꼬르륵 하는게 좀 센 느낌같기도 하고. 집에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처음 느끼고, 신기해서 남편에게 얘기하고, 그날 저녁 둘이서 내 배에 손을 얹고 또 느낄 수 있기를 기다려보고… 정말 신기하고 행복했다.
그리고 이제는 점점 강도가 센 태동을 느낀다. 일을 하다가 혹은 쉬다가 태동에 놀라서 다시한번 아기 생각을 하게 된다… 예전에는 임신중이긴 하지만 내 뱃속에 애기가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었다. 그치만 지금은 자주, 강하게 느껴져 조금 불편하기도 하지만 아기와 교감을 느낄 수 있다는게 참 행복하고 좋다.
배는 6개월 들어서 갑자기 쑥쑥 나왔다. 입덧할 때는 빨리 시간이 가고 배가 불렀으면 했는데, 막상 배가 부르니 불편하다. 가슴과 배사이가 접히고, 그래서 그런지 소화도 잘 안된다. 배를 들고 다니는 것도 점점 무거워진다.
기분… 요즘은 이게 제일 고민이다. 쉽게 짜증이 나고 분노한다. 임신관련 책에 보면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 작용으로 그렇다고는 하는데 모두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임신하고는 더욱 행복하고, 모든 일이 용서가 된다는 임산부도 있다. 요즘의 나는 회사에서 일하면서도 쉽게 화내고 투덜댄다. 집에 와서는 사소한 일로도 남편에게 화를 내며 투정을 부린다. 내 심보가 못되서 인지… 뱃속의 아기에게도 미안하다. 마인드 컨트롤 노력을 꾸준히 해야겠다.
덧붙여서…
뱃속의 아기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불러주라고 한다. 다른 임산부들이 그럴 때 영 어색했는데, 아기를 부르는 이름이 좋을 것 같아 우리도 지었다. 우리 아기 태명은 ‘별’이다. 임신 사실을 알고 얼마후 남편이 꿈에 수없이 많은 별, 은하수를 보았다고 한다. 그래서 ‘별’이라고 짓게 되었따. 어색하고 이상하기만 할 것 같았는데, 막상 내 일이 되고보니 그게 아니다^^; ‘별이야~’라고 부르면 행복하다.
요즘은 임산부 요가 동영상을 보고 운동을 시작한다. 우리 별이가 태어났을 때를 상상하고, 셋이 된 우리 가족의 삶을 상상해본다. 열심히 출산준비를 해보련다. 그게 요즘의 나의 가장 큰 기쁨인 것 같다.




2006년 7월 22일 01:05
와~ 글만 읽었을 뿐인데 마치 내가 okmir님이 된 것 같은 기분이네요.
멋진 글입니다.
‘별’이…
건강하게 태어나서 행복하게 엄마 아빠랑 만나기를 바랄께요.
2006년 7월 22일 01:09
Okmir는 갑자기 살이 쪄본 경험이 아마 없겟찌요? 갑자기 살이 찌면 몸이 무거워지면서 조금만 움직여도 피곤하고 피곤하니 짜증나고…. 현상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별이, 부를때는 벼리가 될것 같지만….^^
임산부의 생각은 아기에게도 영향 많이 준데니 즐거운 생각 많이 하고~~~~
부모가 다 좋은 사람들이니 알아서 잘 하겠지만….^^
별이 잘 보실피고~~~~^^
2006년 7월 22일 22:14
아….글만 읽어도 아가에 대한 설레임과 사랑이 느껴지네요.
^^
2006년 7월 24일 09:18
오홍.. 별이 나오는 태몽에 별이라는 태명이라.. 좋구만..
태몽이 없는 우리 애덜은 전봇대, 전깃줄이었는데.. 쿨럭
암튼.. 태동이 느껴지니 뱃속에 애기가 있다는게 확실히 더 실감나지?
피곤하고 짜증날 땐 별이 생각하면 좀 나을거야..
별이랑 같이 행복하게 잘 크삼..
애는 키우는게 아니고 애랑 같이 크는 것인 듯.. ^^
2006년 7월 24일 14:56
그럼 “유별” 인가? ^^; 우리 그 때 새만금 방조제에 갔을 때도, 왜 갑자기 벤치에 앉아 있나 했었지..
2006년 7월 24일 15:52
언니~ 몸이 많이 무겁죠? 그래도 지금이 젤루 편할때에요. 시간이 갈수록 몸이 점점 무거워지고 배는 더 나오고, 막달에 또 장난아니게 배 나오거든여.
낳기 직전에는 가만 누워있어도 누가 내 몸을 계속 짓누르고 있는 기분이었어여 -_-;;;;
출산하고 나면 배가 얼마나 가볍고 시원한지 ㅎㅎㅎ
날이 더워서 더 힘들텐데, 화이팅!!!
2006년 7월 25일 09:42
okmir님, 예쁜 별이가 생긴거 축하드려요.
임신중에 가끔 그렇게 예민해지기도 하나봐요…
그러니 마음을 편하게 가질 수 있도록 음악을 한번 들어보세요..
음.. 요가를 하신다고 하니 그것도 좋은 방법이 될거 같아요.
전 취미생활을 하면서 마음을 다스리려고 했었거든요.(물론 생각만큼 잘 되진않았지만요. ^^;)
그럼,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되세요~
2006년 7월 25일 12:53
ㅇ nowhy님 : 남자분이신데도 공감(?)해주시고 응원해주시니 감사합니다.
ㅇ MetalMin님 : 살도 한달에 2~3kg씩 찌니까 영향이 있기도 하겠다^^; 울별이 나면 너가 가끔 봐주는거야? 그런거야?^^
ㅇ 김은영님 : 그렇게 느꼈다니 다행이다. 내가 내주변 사람들을 보고 아이갖을 결심을 한 것 처럼, 나도 나중에 은영씨에게 그런 영향을 줄 수 있음 좋겠네~
ㅇ 흑마뇨님 : 기억난다. 우리가 전봇대라고 얘기하던거 ㅎㅎ 되게 까마득하게 느껴지네~ 이제 너는 육아 9단이겠지? 애기와 함께 큰다는 니 말 잘 기억할께.
2006년 7월 25일 13:06
ㅇ 롱롱오빠님/ 이름을 알아내다니 예리한걸?ㅋㅋ 그때 다들 배려해줘서 잘놀고왔지. 정주부도 설겆이 하느라 고생많았구~
ㅇ oheart님/ 막달까지 아직도 몇달 남았는데 그땐 정말 더 무겁겠지? 궁금한거 많이 물어볼께..
ㅇ zzesti님/ 앗, 이렇게 방문해주시고 깜짝 답글을 남겨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이쁜 애기들과 사랑하는 남편분과 잘지내시죠? 저도 별이 건강하게 출산하는 그날까지 힘내겠습니다.^^*
2006년 7월 26일 09:33
그냥 주위에 애 가진 사람들을 봐도 아무 느낌이 없었는데, okmir의 글을 읽으니 약간 이해(?)가 가기도… (아직 애를 안가져봐서 그런지 공감은 힘들구나 ㅎㅎ)
난 아직두 내가 아기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별루 안들어서 걱정이다.
주위에서 낳아야 한다니깐 그냥 가져볼까 싶은거지 내가 아주 아기가 좋은건 아냐 아직도 ㅡ.ㅡ;;
아기를 낳으니 온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는 사람도 있던데, (그 분 정말 아기낳기 전에는 신경질적이었는데 지금은 넘 친절해졌음)
정말 아기를 가지면 세상 보는 눈이 좀 달라질까?
2006년 7월 31일 16:25
온냐 난 요새 미친 듯이 애기가 갖구 시포요. 어디서 머리좋고 몸좋고 얼굴좋은 남자 하나 구해서 일단 하나 만들고 볼까 싶을 정도루다가. –;; 남잔 시로요. 구찮아.
2006년 8월 1일 15:55
별이 건강하게 태어나기를 바랄께.. 그때가 행복하단다.. 태어나면.. 장난아니란다.. 난 하루하루가 전쟁.. 끼니를 거를적도 많단다..ㅠㅠ
2006년 8월 6일 19:20
미미르/ 이해가 간다는 것만 해도 기쁜걸? 나도 너랑 비슷했쟎아. 세상은 자기가 경험한 만큼 보이는 것 같아. 너도 아마 달라지리꺼야~ 몰디브의 아이, 화이팅!!^^
heraus/ 울 리나는 애기 이뻐하고 잘 돌보니까 준비된 엄마인 것 같아. 그런데 정말 아이를 위한다면 아빠도 있는게 좋겠지?
야호호/ 고마워. 애기 우느라 이 힘든가 보구나..애기 잘 돌보려면 엄마가 밥잘먹고 힘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