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면 자주 갈등하게 되는 것 중 하나가 "이 글을 그대로 올려도 괜찮을까?"이다. 갈등을 좀 더 분석해보면 이 글을 올렸을 때 과연 어떤 사람들이 읽을 것이며 읽는 사람들에 따라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리고 글을 올린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들.
만약 블로그를 익명으로 운영한다면, 다시 말해서 블로그에서의 나와 현실세계(혹은 블로그 밖)의 나와의 연결고리의 노출을 최소한으로 제한한다면, 좀 더 그러한 갈등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을까 싶다. 블로그를 통해 웹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현실세계에서 나와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내가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블로그를 읽는 독자가 웹에서 만난 사람으로 한정된다면, 현실세계에서 만날 사람들에게는 신경쓰지 않고 웹에서 만난 독자들만 염두에 두고 글을 쓰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익명성을 유지한다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다. 첫째, 글을 쓰다보면 사적인 부분을 노출하고 싶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 둘째, 현실세계의 사람들에게 내 블로그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이 블로그는 사적인 영역과 공적인(...이라고 불러도 될지 모르겠지만) 영역이 뒤섞여 있으며, 독자도 웹에서알게된 사람들과 현실세계에서 먼저 알게 된 사람들이 섞여 있다. 이제와서 굳이 새로운 블로그를 만들어 익명화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고, 사적인 영역을 표현하는 홈페이지도 유지하고 싶기에 며칠간 이런저런 생각을 좀 했다.
그래서 생각이 닿은건, 일편단심 블로그를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으로 분리하는 것. 아마도 지금의 일편단심 블로그는 공적인 영역으로 남고, 사적인 이야기를 하기 위한 공간이 새로 생기는 구도가 될 것 같다. 사적인 공간은 블로그보다는 좀 더 대중적인 공간인 제로보드가 될 수 도 있을 것 같다. 제로보드는 친숙할 뿐 아니라 필요시 회원제 운영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니는 개인 홈페이지 중 많은 곳이 개인적인 영역을 중간에 회원제로 변경했다. 느낀 점이 많다.)
또한, 공동운영자인 okmir는 너무도 개방된 공간인 블로그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나보다는 좀 더 사적인, 개인적인 이야기를 부담없이 하고 싶어한 것이다. 사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은 익명화 만큼이나 많은 효과가 있다. 회원제 기반의 사적인 공간에 쓰는 글의 독자가 누구인지 분명하기 때문에 그 독자들만 염두에 두고 글을 쓰면 되기 때문이다. 회원제가 아니더라도 양쪽의 다른 컨텐츠의 성격에 따라 독자가 어느정도 분리될 것이므로 이러한 의미는 계속 존재하리라 생각한다.
주저리주저리 늘어 놓았는데, 어쨌든 조만간 분리 작업에 착수하려 한다.
이와 관련하여 좋은 의견 주실 분이 계시는지?
see also 익명화 기술@바보새, 안전하게 블로그 하는 법@일편단심
hanti가 2006년 03월 22일 20:57에 작성 |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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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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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마뇨 |
글 내용과 상관없이 익명'와'가 아니라 익명'과'라는 것을 지적하게 되어서 왠지 상당히 송구스럽네.. 흠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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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ti |
딴지마뇨/ 허걱!! 지적해주어 고맙네, 방금 고쳤다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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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kid |
우리나라 블로거들이 사회 참여가 좀 적다고 하죠? 주로 사적인 사생활을 담는데 블로그를 많이 사용하고 있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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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ti |
coolkid/ |
△ 2006.03.25
tag
| 06_블로그만들기
| hanti
▽ 2006.03.20
불친절 버스 기사가 싫다
| 07_기타등등
| han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