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제가 작성한 직장에서의 여성과 남성의 차이란?에 달린 롱롱오빠님의 의견에 대한 답입니다.
덧글로 달까 하다 너무 길어져서 아예 새 글을 남깁니다.
그래, 너네 예전회사 그 사람 이야기는 여러번 들었던 것 같다. team play가 강조되는 직군에서 여자의 부적응이라. 그래, 그거 맞는 말일거다.
예전에는 남자들만으로 이루어진 회사가 많았겠지. (잡일하는 여자 빼면) 자연 회사는 남자들만의 팀웍으로 조직이 형성되었을테고. 조직문화, 회식문화 등등 모두 남자에 맞추어졌을거야.
요즘들어 거기에 여자가 하나 둘 씩 끼고 있다. 네가 있던 그 조직처럼 말야. 윗사람은 당근 다 남자고, 팀원들도 대부분 남자인데 소수 여자가 들어간다. 과연 적응이 쉬울까?
입장 바꿔서 사장도 여자고 팀장도 여자고 팀원도 여자인 10명짜리 팀에 너 혼자 신입사원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해보자. 그 회사에서 남자는 거의 뽑아본 적 없고 남자가 회사내에서 성공한 사례도 거의 없다. 팀장들 중 많은 사람은 '남자가 무슨 회사 일이냐', '쟤 결혼하면 금방 그만둘거 아냐'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이야기는 화장실에서, 그것도 여자 화장실에서 이루어진다.-.-; 친한 팀원들은 자기들끼리만 손잡고 화장실에 다니고, 남자인 너는 종종 소외된다. 일하다 잠시 쉴때는 모여서 차를 마시는데, 남자가 차를 마시는건 금기시 되어있다.-.-; 차를 마셔도 남자끼리 숨어서 마셔야 한다.-.-; 사람들은 결혼 안한 여자직원들과 너를 엮어주려 하고, 심지어 결혼한 여자직원들도 애교섞인(?) 추파를 보낸다. 너 없는 자리에서는 (간혹 면전에서도) 너의 얼굴이나 몸매를 화제로 농담을 나눈다. 회식자리에 가면 늙스구레한 상사들이 너 옆에 앉아 술 한잔 받고 싶어하고, 2차는 항상 누님들을 위한 딴딴한 근육질 도우미들이 나오는 노래방이다.
ㅎㅎㅎ 조금씩 과장되긴 했지만, 어때, 적응하기 만만치 않을 것 같지 않냐?
물론 그렇다고 배째버리고 개기다 나가버린 그 사람이 잘했다는 건 아니야. 당연히 그 사람 책임이 크지만, 본인만의 책임은 아닐수도 있다는 말이지. 이게 너의 책임이라는 건 더더욱 아니다. 이 사회가 같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겠지.
많이 바뀌어야해. 아직 많은 회사들은, 그리고 기득권을 쥐고 있는 사람들은, 남자와 여자가 팀웍을 이루고 일하는 세상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부족해. 그러면 어떻게 해야 남녀가 팀웍을 이루고 평등하게 조직생활을 할 수 있을까?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이부분은 나중에 자세히 다루고 싶네..
어쨌든...
계속 남자들 위주의 조직이었던 회사가 갑자기 여자들과 함께하는 조직으로 바꾸는게 쉽지는 않을거야. 단기적으로는 손실도 많을테니 기업 입장에서는 꺼려지겠지.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득이 아닐까 싶어. 조직문화의 개선으로 남녀가 능력을 발휘할 동등한 기회를 갖는다면, 능력없는 직원을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고용하는 것 보다는 능력있는 여자직원을 쓰는게 낫지 않을까?
아, 너무 내 얘기만 한 것 같은데, 너의 말도 옳아. 그렇게 여자들이 지지부진하게 회사 다니다 때려치우는 경우가 많다면, 차라리 여자들은 애기 잘 낳고 남편과 아이들 잘 보살피는 일에 전념하는게 더 효율적일수도 있을거야. 여자는 (기존의)여자의 역할에 충실하고, 남자도 (기존의) 남자의 역할에 충실하는 거지. 그게 지금까지의 전통적인 관념이었고. 맞아, 그것도 참 좋은 모델일 수도 있어. 실제로 몇십년전 까지는 그러한 모델로 사회가 이루어져왔고. 그런 모습이 미덕이었지.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전통적 모델이 흔들리고 있어. 왜?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이 부분도 길어질테니 나중에 자세히 얘기하자.)
지금은 과도기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은데.. 이러한 과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의 개선을 통해 기존의 모습과는 다른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남녀가 다 같이 잘 살아보자는게 자칭 평등주이자인 나의 생각이고, 다 필요 없고 어떻게는 여성들을 억눌러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자는 사람들을 보수라 하고 나쁘게는 수구라 하고 때로는 마초라고 하는거 아닐까?
이쯤되면 여기까지 읽은 롱롱오빠님의 의견이 궁금해지는데. 너라면 내 이야기에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공감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만.... ^^
hanti가 2005년 08월 30일 12:48에 작성 | 수정
관련글 (Trackback Pings)
이 글에 대한 trackback URL:
http://hanti.pe.kr/mt/mt-tbb.cgi/626
덧글 (Comments)
|
롱롱오빠 |
당연히 공감. 너의 예에 대해서도 공감. 근데 그 사람은 좀 다른 경우였어. 우리의 경우 회식 자리에서 술을 따르라고 하지도 않고, 오히려 여직원의 기분을 고려, 가지 않던 분식집, 패밀리 레스토랑 등을 가기도 했고(기존 사람들은 좀 싫어하기도 했지). 또 그 사람만 빼고 인센티브가 나왔을 때, 돈을 걷어서 같은 액수의 인센티브를 주기도 했고. 우리도 여사원이 처음 들어왔기 때문에, 굉장히 신경 쓰고, 굉장히 배려했었지. 난 우리 팀의 문화가 남성적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다만 자신을 희생하고 남을 돕고 배려해야만 하는 분위기가 강했지. 그런데 그러질 못했어. 그러니깐 너의 예는, 다른 집단(내가 다른 회사를 다 다녀본 것은 아니니깐)에는 어느 정도 적용될지 모르지만, 내 주변의 집단에 적용시키기는 무리야. (KT 는 그런가? ^^;) 확실히 말할 수 있지만, hanti 네가 말한 그러한 분위기 때문에 적응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어. 나랑 그래도 꽤 많은 얘기를 나누고 그랬었는데, "전 원래 잠깐 돈 모으려고 들어온거에요. 원래 이 일에 관심 없어요." 라는 말을 자주 했었고, 다른 직원이 일을 조금씩 upgrade 해서 배워가야 하지 않겠냐고 충고했을 때, "지금 일이 편하고 좋은데요 뭘.."라면서 넘겨버리기도 했었고. 그리고 대부분의 여성들이 그랬어. 만약 개인적인 성향이 여성적인 성향이고, 집단적인 성향이 남성적인 성향이라면, 직장이란 자체가 남성적인 집단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가 되겠지. 여기서 또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겠는데... 여자가 개인적이다..라는 말에 대해서 반발하는 사람들이 많겠지. 이건 철저히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한 거야. 특히 직장이란 곳에서, 그 비율로 봤을 때, 특히 그 느낌이 심했어. 나도 hanti 가 느낀 점을 같이 느꼈었다. 그래서 난 HW 연구실에, 여자 연구원들이 50% 는 되어야 한다고 늘상 말했었어. 주변 사람들에게...SW의 경우는 좀 다르다. 일이 좀 개인적이야. 그래서 어느 정도 잘 견디고 적응하더라. 자신의 일을 마치고 바로 퇴근하는..그러지 못하면...어쩔 수 없이 남아서 일하는...근데 HW 의 경우는 좀 다르거든..team play 가 굉장히 중요하거든..만약 현재와 같은 여직원들이 HW연구실에서 50% 가 된다면..내가 회사의 CEO 일 때는 그리 반기지 않겠는걸...아..글쎄..난 내가 남성주의자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여성주의자라고 생각하지도 않아. 그냥 난 남녀평등주의자이긴 한데, 남자가 잘 하는 일과 여자가 잘 하는 일은 분명 구분되어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직장의 특성상, 남자들이 더 잘 적응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그게 그 동안의 남성들이 굳혀버린 구조든, 아니면 생식적으로 그럴 수 밖에 없는 구조든, 현재는 그렇다는 얘기야. 미취학 아동이 엄마랑 더 많은 부분을 소통할 수 있는데, 그걸 억지로 아빠가 동등한 수준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인위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만약 집단적인 성격이 강한 직장이라면, 굳이 여성들이 동등하게 적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필요는...글쎄..내가 보기엔..너무 큰 욕심이 아닐까.. |
|
롱롱오빠 |
아, 근데 경마장은 갈거냐? 나에겐 이게 더 중요하다. ^^; |
|
hanti |
먼저 바쁠텐데 좋은 의견 주어서 고맙다. 내가 들었던 예는, 우리 회사의 예도 아니고 그냥 여기저기서 있었던 이야기들 가지고 소설을 써본 거고.. 너네 전 회사 그 사원 이야기는 확실히 그 사람의 문제가 큰 것 같다. 그리고 직장의 조직에서 개인적인 성향의 문제. 여자중에 가장 집단생활을 잘 하는 사람이랑, 남자중에 가장 개인적인 사람이랑 비교했을 때, 가장 개인적인 남자가 가장 집단적인 여자보다 집단 생활을 잘 할까? 당연 아니겠지? 남자가 집단적이고 여자가 개인적이란 것, 사실인지 아닌지 확신할수는 없지만 사실일수도 있어. 하지만 위에 예를 든 것 처럼 남자중에도 개인적이며 회사에 시간 때우고 대충 돈 벌러 다니는 사람도 있어. 여자중에도 집단적이고 팀웍 만드는데 천부적인 소질이 있으며 회사에 올인 하는(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어. 이런 개인적인 능력이나 성향을 무시하고 남자다 여자다로 나누어 버리는건 너무 획일적이지 않을까 . 내가 생각하는 성평등이란 이런거야. "남자는 이래야한다" "여자는 이래야한다"로 규정짓지 않고, 그 사람의 능력과 성향을 보고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거지. 남자가 잘하는 일, 여자가 잘 하는 일이 아니라, A라는 사람이 잘 하는 일, B라는 사람이 잘 하는 일로 구분해주어야 한다는 말이야. 너네 회사에서 일하던 그 사람은 확실히 너네 회사 HW 분야에 안맞는 사람이었어. 그렇다고 모든 여자가 거기 안맞는건 아닐거야. 너 말대로 여자들이 그런 성향이 있어서 여자들중 많은 수가 거기 안맞을 수도 있어. 하지만 그렇다고 거기 잘 맞는 사람이 있는데도 여자라는 이유로 배척하는 건 옳지 않다는 말이지. 직업에 대한 태도 역시 마찬가지야. 나 역시 남자중에는 적극적으로 매달리는 사람이, 여자중에는 대충 때우려는 사람의 비율이 많다는 것 인정해. 하지만 그걸 남자/여자라는 잣대로 재는 것은 옳지 않다는 말이야. 나누려면 열심히 하는 사람/대충 하는 사람으로 나누어야 한다는 말이지. 대충 때우면서 돈 받으려고 다니는 남자도 있고, 정말 열심히 하는 여자도 있다는 건 너도 인정할거야. 그리고 왜 그 비율이 50:50이 아닐까에 대한 이유가 뭘까. 네가 처음 덧글 달았던 글에도 나와있고. 너도 잘 아는 이유잖아. ^^ ps. 경마장 간다. ㅎㅎ |
|
hanti |
"정말 더러우면 그냥 그 집단을 나오는게 상책이라고 생각한다" - 하하... 그래서 잘난 대한민국 버리고 외국 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생기지. 대한민국 전반적인 제도 및 인식의 문제이지, 특정 회사만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하여튼 다들 너 같은 태도로 일을 대하면 남자든 여자든 인정받을 수 있을텐데 말이다. ^^ 너무 반박하는 식으로 글 쓴거 같아 미안하네.. 결국에는 너의 생각과도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남녀평등 외치면서 정작 일을 대하는 열정과 노력은 부족한 여자들이 있어 보기 안좋다는 거잖아, 그치? 하지만 과연 우리 사회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일을 겪게 될지 이해해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싶어. 그리고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어떤식으로 이루어지는게 좋을지 고민해보자구. 어차피 네 미래 배필도 직장생활 하고 있잖우.. ^^ |
|
롱롱오빠 |
응, 그래서 여자한테는 좋은 직장에 들어갔지. 그래서 큰 걱정도 하지 않고. 난 여자가 여성스럽길 바라지는 않지만, 카피라이터나 기타 마케팅, 홍보 분야에서 일 잘하는 사람들 보면, 아~저기가 정말 잘 맞는 곳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군대의 경우도 네 말대로 여성들이 잘 적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도 있겠지만, 결국 효율의 문제겠지. 그 사람의 본질을 파악하기 전에 남자냐 여자냐로 미리 판단을 하는 것은, 우리가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이 사람이 연대를 나왔나 고대를 나왔나 판단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생각해. 그 동안의 축적된 data 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거겠지. 다들 알겠지만, 오래 축적된 data 일 수록, 그 수치가 변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 ^^; 사람들의 편견 아닌 편견을 깨뜨리는 데는... |
|
MetalMin |
ㅋㅋ 결론은 롱롱오빠님이나 hanti 같은 사람만 있으면 이 세상은 살기 좋을텐데.....^^ |
|
롱롱오빠 |
아, 더러우면 나오는 게 상책.. 이 말은 여자들이 더러우면 직장을 나가라!!! 이 얘기가 절대 아니었음. 내가 요즘 회사를 다니면서 절실히 느끼는 것이다. 주변을 탓하지 말고, 회사를 탓하지 말자. 주변 사람들을 대할 떄, 역시 내 마음에 꼭 새겨두는 말이 있다. 자신을 낮추고 눈을 낮추자. 그러면 기회는 많아진다. 이 세 가지 원칙을 최대한 오래 간직하고 싶다.. 이 글이었는데, 아무래도 강희는 역지사지 쪽에 많은 비중을 둔 것이겠고, 그냥 회사 옮기면서, 사람들이 참 쉽게 안이해지는 모습을 보게 되니깐...그냥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 |
△ 2005.09.12
커플의 잠자는 자세
| 01_결혼.여자.남자
| hanti
▽ 2005.08.22
여자도 군대가라?
| 01_결혼.여자.남자
| hanti